채권자에게 아픔을 남기고,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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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6-07-16 16:04 조회821회 댓글0건본문
컴퓨터 붐이 일어나던 시기에 컴퓨터 도소매업을 처음 시작하였습니다.
도소매업의 특성상 물량을 확보해야 했으나, 자금이 부족하여 장사시작후 6개월이
경과한 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으로 융통하게 되었습니다.
약 2년간은 그런대로 사업이 잘되어 큰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오프라인 컴퓨터 도소매업은 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인터넷 단가를 맞출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밑지고 팔수도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매출은 급감하게 되었고, 가게유지비며 대출이자를 내기위해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에까지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갚아도갚아도 빚이 줄기는커녕 가중된 이자에 더욱 힘겨워지기만 했지만 정말 열심히
갚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중 기업은행에서 바꿔드림론이라는 상품을 통해 대출을
받아 사금융을 정리하고 1년여를 열심히 갚아왔습니다.
장사는 잘 되지 않고, 돌려막기식으로 갚다보니 이를 눈치챈 채권사들은 원리금을
상환하여 줄 것을 요청해왔고, 이자를 감당하기에도 버거운 상태에서 원금까지
상환하기란 정말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컴퓨터사업을 정리하게 되었고, 아는 사람의 소개로 과일장사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나마도 주변에 대형마트가 들어서게 되면서 쇠망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는 지인들로부터 급한대로 조금씩 빌려 이자를 충당하기도 해봤으나,
이것으로는 조금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오는 채권자의 전화며 방문에 몸과 마음은 피폐해져만 갔고,
가족과 남편, 지인들로부터도 외면받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대로는 도저히 살아갈수 없겠다라고 생각하며 자포자기한 시점에 개인회생이라는
제도가 있음을 알게되어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신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업수완도 없이 채권자에게 아픔만을 남기고 쓰러져가는 제 자신이 너무도 한심함을
처절하게 느꼈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채무를 변제하고 있지만, 마음 하나만은 편안 합니다.
길고 길었던 어둠 속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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