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찾아가겠다" 채무자 딸까지 협박, 악덕 '사채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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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10-08 19:13 조회955회 댓글0건본문
◀ 앵커 ▶
급전이 필요할 경우, 이런저런 이유로 사채업자를 찾는 분, 혹시 계신가요?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에 더 큰 빚만 떠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가족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올 수 있습니다.
최근 온갖 방법으로 채무자를 위협한 40대 대부업자가 붙잡히기도 했는데요.
심지어 채무자의 고등학생 딸에게 '학교로 찾아가겠다'며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아파트 현관문과 벽면 여기저기에 붉은색 래커 페인트로 욕설과 협박 글이 적혀 있습니다.
현관 앞에 공업용 접착제로 독촉장을 붙여놓는가 하면 "전화를 안 하면 사고가 난다"는 메모지를 붙여놓기도 합니다.
손전등을 들고 어두운 골목을 돌며 채무자의 집을 찾고 있는 이 40대 대부업자가 한 겁니다.
자칭 '박 부장'이라는 이 대부업자는 채무자의 고등학생 딸에게도 "교무실에 찾아가겠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피해자]
"딸한테도 협박성 문자를 많이 보냈더라고요. 학교로 찾아간다고. '네 아비 때문에 네가 망신당해보라'고…."
생활정보지에 낸 급전 대출광고를 보고 채무자들이 찾아오면 60만 원을 빌려주고 1주일 뒤 100만 원으로 돌려받는 식으로 연 300~ 3천500%의 이자를 받아 챙겼습니다.
중국동포를 보내 죽이겠다며 살해 협박까지 해 겁에 질린 피해자들은 신고조차 주저했습니다.
[피해자]
"저랑 잠깐 연락이 안 됐다고 집에다가 화분까지 던지는 놈들인데 만약에 신고하고 그랬다가 괜히 딸이라도 잘못 건드리면…."
경찰은 대부업자를 구속하고 피해자가 더 있는지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경찰은 이번에 구속된 47살 A씨가 무등록 대부업자라고 밝혔습니다.
스스로를 '박 부장'이라고 부른 이 40대 대부업자는 생활정보지에 돈을 빌려주겠다는 글을 실었는데요.
지난 2013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750여 명에게 5억 5천만 원을 빌려주고 이자로 3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연이자가 무려 3백에서 3천5백 퍼센트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그러니까 법정이자를 13배에서 40배나 초과한 겁니다.
지금보시는 이 문자는 이번에 구속된 대부업자가 채무자의 딸에게 보낸 건데요.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하자, 고등학생인 딸에게까지 연락한 겁니다.
"오늘도 연락 안 오면 교무실로 찾아가겠다", "아빠한테 문자 전달했나?" 라거나, "애비 대신 딸이 망신"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밤중에 채무자들의 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부수기도 했고요.
집 앞에 쪽지를 남기기도 했는데요.
'새벽이든 뭐든 시간 상관없이 전화해라' 같은 위협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이 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린 이들은 소액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이었다고 하는데요.
사건을 조사한 담당 경찰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 배형곤/경기 부천원미경찰서 지능팀장 ▶
"주로 100만 원 이하의 소액대출을 하니까 정말로 급전이 필요한 영세 상인이나 주부, 배달원 이런 분들이 피해자가 됐습니다. 돈을 갚지 않으면 그 채무자의 얼굴을 인쇄한 전단을 배포해도 좋다는 그런 각서와 채무자의 집안 집기류. TV 나 냉장고와 같은 것을 채권자가 임의로 가져가는데 동의한다는 그런 내용의 각서를 쓰게 했습니다. 피의자가 야간에 찾아가서… 집안 집 키를 부수고 고령의 그 아버지에게 욕설을 하고… 중국 조선족을 보내서 죽여버리겠다.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협박을 했습니다."
◀ 앵커 ▶
이번에는 대부업체 관련 사건들을 유선경 아나운서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사건을 보면, 연이자가 무려 3천5백 퍼센트까지 달한다고 하는데요.
연이자 3천5백 퍼센트, 생각해도 와 닿지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인가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죠?
자, 만약 제가 이 이자로 백만 원을 빌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원금은 백만 원인데, 연이자는 3,500%, 그러니까 이자로만 한 해 3천5백만 원을 내야 하는 겁니다.
3천5백만 원의 이자를 12개월로 쪼개보면, 한 달에 3백만 원이 넘는 거죠.
엄청난 고금리인데요.
현행법상 '등록 대부업체'는 27.9%, 그 외의 업체는 25%가 법정 최고이자율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를 훨씬 웃도는 고금리로 대출해주다 적발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변종 사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자영업자 김 모 씨는 급하게 돈이 필요해 대부업체에서 500만 원을 빌렸습니다.
매일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조건에 금리는 연 29%.
하지만, 실제 이자는 두 배 가까이 됐습니다.
[김 모 씨]
"매일 2만 8천827원씩 납부하고, 나중에 우연찮게 계산하다 보니 실제 제가 납부한 이자는 53%가 넘어서…."
매일 원리금을 함께 갚으니 원금이 적어지는 만큼 이자도 줄어야 하는데, 대부업체는 5백만 원에 대한 이자를 계속 받았고 결국, 김 씨는 갚아야 할 돈보다 36만 원이나 더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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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개통하면 즉시 현금을 준다.'
전단지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급히 돈이 필요해서요.)
"오늘 현금으로 수령해 가실 수 있는 거죠. 한 50~60만 원인데, 성함이랑 주민등록번호 줘 보시고요."
스마트폰을 할부로 개통하게 한 뒤, 기기는 가져가고 현금을 주는 속칭 '휴대폰 깡' 업체입니다.
필요한 액수만큼 휴대전화를 할부로 사게 한 뒤 한 대에 50~60만 원을 주고 사들여 중국 등지에 비싼 값에 팔아넘겼습니다.
100만 원 넘는 기기값에 통신비까지 따지면 연리 200%가 넘는 '사채업자'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돈을 제때 갚지 않자 채무자를 협박하거나, 위해를 가하는 행위 즉 '불법채권추심'을 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부산에서는 연리 390%로 2백만 원을 빌려준 뒤 이자를 갚지 않자 집에 찾아가 채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35살 방 모 씨가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현행법에 따라, 채권자가 협박이나 위해를 가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엔 나도 모르게 '연대보증인'에 올라 빚을 떠안게 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일부 대부업체들이 참고인이 필요하다며 인적사항을 받아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연대보증인으로 올라간 경우였습니다.
보도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직장동료의 대출에 필요하다며 대부업체로부터 걸려온 전화.
만일에 대비해 지인들의 비상연락망을 만든다더니, 각종 보험료 납부내역을 요구합니다.
[대출모집인]
(보증 같은 건 아니죠?)
"참고인이에요. (보증이) 들어가는 게 아니고요. 개인정보 같은 게 저희 쪽으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에요."
대출금이 지급될 때만 필요할 뿐 한두 달 후면 자동으로 사라진다는 말만 믿고 보증에 동의했다가 속아, 4천5백만 원을 떠안은 경우도 있습니다.
[김 모 씨/대출사기 피해자]
"40일에서 45일 이야기하더라고요. 자연적으로 해소가 될 거다…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개인회생, 파산밖에 없어요."
하지만, 보증에서 풀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화를 건 대출 모집인과 실제로 돈을 빌려준 대부업체는 별도의 회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대부업체가, 모집인이 속인 사실을 몰랐다고 하면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상록/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대출 진행과정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 이외의 사람한테 전화를 건다, 이건 어떤 법적인 책임을 지라는 소리와 똑같습니다."
금감원은 전화통화만으로는 연대보증인이 될 수 없다면서, 통화에서 보증에 동의했다 해도 돈을 갚을 의무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우리나라엔 대부업체가 몇 개나 될까요?
금융감독원의 실태 조사 결과, 등록 대부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천 7백여 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개인업자는 줄고 법인은 늘어난 형태인데요.
작년 말 개인 대부업자는 6천 9백 곳, 법인업자는 1천 8백 곳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형 대부업체가 증가 추세인데요.
자산 1백억 원 이상의 대형 대부업체는 지난해 169곳으로 실태조사 집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대부잔액, 즉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빚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조 2천 5백억 원으로 집계됐는데요.
대출을 받은 사람은 267만 9천 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을 직업군으로 나눠보면, 회사원이 67.9%로 가장 많았고요.
그 다음으로 자영업자, 주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왜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렸을까요?
생활비 용도가 전체의 64.8%로 1위를 차지했고요.
또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빚을 갚기 위해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대부업체 이용과 관련해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내용은 나경철 아나운서와 살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대부업체로 인한 피해를 당했을 때, 금융감독원 콜센터 1332나 경찰서로 전화해 신고할 수 있는데요.
최근엔 무등록 대부업자가 인터넷 대부중개 사이트나 블로그 등에서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등록 대부업체인지 여부는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대부업체 통합조회서비스에서 확인 가능하고요.
은행연합회 사이트에서도 대출모집인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또 알아둘 게 있습니다.
채권자가 가족에게 채무사실을 알리거나 대신 갚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고요.
돈을 보낼 땐 채권자 명의 계좌로 직접 입금해 자료를 남기는 게 좋습니다.
또 채무변제확인서는 5년 이상 보관하고, 독촉장이나 통화내역 등을 분쟁 시 입증자료로 보관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 조남희/금융소비자원 대표 ▶
"지금 현재 27.9%의 이자율 이상으로 받는 것은 무조건 불법입니다. 그 이상의 초과에 대한 이자는 무효 행위이기 때문에 그것은 갚지 않아도 되지만, 서민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출 이율에 과도한 이율로 피해보는 사례가 너무나도 많다는 거죠.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 상당히 법적으로 관대하다고 해야 할까요?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가 현장에서는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신고하고 법적인 것을 요구 한다면 많이 개선될 수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어떤 신고, 그다음에 고발행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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